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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웃음소리가 들리는 곳 : 출생자 0명 도시의 경고

아너스88 2025. 5. 23. 11:24

출생아 사진 출처 [뉴시스, 2025.01.01]
출생아 사진 출처 [뉴시스, 2025.01.01]

 

행정안전부가 최근 공개한 2025년 4월 주민등록 기준 전국 지자체별 출생자 등록 현황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출생률 변화 추세와 지역별 차이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2025년 4월 전국 출생자 현황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4월 데이터에 따르면, 4월 전국 출생자 수는 총 21,285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성별로는 남아 10,923명, 여아 10,362명으로 남아의 비율이 약간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는 지난 몇 년간의 출생률 감소 추세를 고려할 때 주목할 만한 데이터입니다. 2023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2024년에는 0.75명으로 9년 만에 처음으로 소폭 반등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미미한 개선에도 불구하고, 2025년 첫 분기 데이터는 여전히 인구 감소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국 출생자 수 (2025년 4월 기준)

 

지역별 출생자 수 상위 10개 지역

행정안전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출생자 수가 가장 많은 상위 10개 지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경기도 화성시: 680명
  2. 경기도 수원시: 562명
  3. 충북 청주시 : 498명
  4. 경기도 용인시: 478명
  5. 경기도 고양시: 427명
  6. 경기도 성남시: 383명
  7. 인천광역시 서구: 373명
  8. 경상남도 창원시: 369명
  9. 경기도 평택시: 357명
  10. 경기도 안양시: 330명

지역별 출생자 수 상위 10개 지역
지역별 출생자 수 상위 10개 지역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상위 10개 지역 중 7곳이 경기도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수도권, 특히 경기도 지역의 인구 집중 현상과 젊은 층의 거주 비율이 높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별 출생자 수 하위 10개 지역

반면, 출생자 수가 가장 적은 하위 10개 지역(완전한 데이터가 있는 지역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경상북도 울릉군: 0명
  2. 전라남도 구례군: 2명
  3. 충청북도 괴산군: 2명
  4. 충청북도 단양군 : 25명
  5.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3명
  6. 경상북도 양양군 : 3명
  7. 경상북도 청송군 : 3명
  8.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 3명
  9.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 3명
  10. 대구광역시 군위군: 4명

이러한 지역들은 대체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 지역이거나, 도시 중에서도 구도심 지역에 해당합니다. 특히 울릉군의 경우 출생자 수가 0명에 불과해, 도시 지역 내에서도 인구 구조의 불균형이 심각함을 보여줍니다.

출생자 수 감소의 역사적 맥락

우리나라의 출생률은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하락해왔습니다. 1970년대에는 합계출산율이 4.0을 넘었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에는 합계출산율이 처음으로 1.0 미만으로 떨어졌고,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23년에는 0.72라는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2024년에 0.75로 소폭 반등했던 것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지연된 결혼이 증가한 것과 초반 30대 인구의 증가, 그리고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반등이 장기적인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합니다.

2025년 4월 출생자 등록 수치만을 보면, 월별 변동을 고려하더라도 연간 출생자 수는 약 25만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2023년의 약 23만명, 2024년의 약 24만명과 비교할 때 미미한 증가에 불과합니다. 또한 2015년 약 44만명, 2010년 약 47만명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출생자 수가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역 간 출생률 격차와 그 의미

2025년 4월 데이터는 지역 간 출생률 격차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강남구(236명), 송파구(304명) 등 특정 지역에 출생자가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반면, 지방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의 출생자 수는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지역 간 출생률 격차는 단순한 인구 규모의 차이를 넘어, 지역 경제와 사회 구조의 불균형을 반영합니다. 출생률이 낮은 지역은 학교 폐교, 지역 상권 위축, 공공서비스 축소 등 악순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출산율 제고를 위한 과제

우리나라의 초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2025년 현재, 정부는 육아휴직 기간 확대, 남성 육아휴직 장려, 주택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아직 제한적입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주거 안정성 확보: 높은 주택 가격은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주요 원인입니다. 신혼부부와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가 필요합니다.
  2. 일-가정 양립 문화 정착: 육아휴직 사용률을 높이고, 유연근무제를 확대하여 부모가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3. 양질의 보육 인프라 구축: 단순한 보육시설 수의 증가가 아닌, 질 높은 보육서비스 제공이 중요합니다.
  4. 지역 균형 발전: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지방에서도 좋은 일자리와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론

2025년 4월 출생자 등록 데이터는 우리나라의 초저출산 문제가 여전히 심각함을 보여줍니다. 2024년의 미미한 반등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인구 감소 추세가 역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인구 감소와 고령화 시대에 맞는 사회 시스템 재구축도 병행해야 합니다. 노동 생산성 향상,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통한 노동력 부족 대응, 고령 인구의 활용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사회가 저출산 문제를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와 가치관의 문제로 인식하고 접근할 때, 비로소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근거 데이터 : 행정안전부 주민등록기준 지역별 출생등록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