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에서 멀어지는 열쇠? - PIR과 주택가격, 소득의 상관관계 분석
1. PIR의 개념과 중요성
어제와 다른 관점에서 부동산 시장을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PIR(Price to Income Ratio,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과 주택가격, 소득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특히 PIR 변동의 주요 원인이 주택가격 상승인지, 아니면 소득의 정체 또는 감소인지를 면밀히 분석해보겠습니다.
PIR은 주택 가격을 연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일반적으로 가구가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몇 년을 모아야 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이 지표는 주택 구매력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로, 국제적으로는 PIR이 5를 넘으면 주택 구매가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2. 국내 PIR 추이 분석 (2004-2021)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전국 및 주요 도시의 PIR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PIR이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와 코로나19 팬데믹(2020-2021년) 시기에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2004년 초 전국 평균 PIR은 4.21이었으나, 2021년 11월에는 7.1까지 상승했습니다. 서울은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2004년 4.89에서 2021년에는 9.0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평균적인 서울 가구가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9년 이상의 소득을 모두 저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2021년 기준 서울(9.0 이상), 부산(10.75), 대구(15.29), 세종(9.0 내외)이 전국 평균(7.1)보다 높은 PIR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이들 지역의 주택 구매 부담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3. 주택가격 변동 추이
PIR 변동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먼저 주택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보겠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주택가격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2021년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9.9%로,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2.8%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지방광역시는 9.3%, 8개 도는 6.3%의 상승률을 나타냈습니다.
주택가격 상승 추이를 시기별로 살펴보면:
- 2004-2007년: 점진적 상승
-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조정
- 2010-2015년: 완만한 상승
- 2016-2019년: 상승세 가속화
-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급격한 상승
특히 2020년부터 2021년까지의 급격한 주택가격 상승은 저금리 기조, 풍부한 유동성, 주택 공급 부족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4. 가구 소득 변화 추이
다음으로 PIR의 분모에 해당하는 가구 소득 변화 추이를 살펴보겠습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4년부터 2021년까지 가구 소득은 꾸준히 증가했으나, 주택가격 상승 속도보다는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가구 소득 증가율은 약 3-4%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소득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충격은 가구 소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자영업자와 임시직 근로자를 중심으로 소득 감소가 발생했으며, 이는 PIR 상승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5. PIR 변동 원인 분석: 주택가격 vs 소득
이제 PIR 변동의 주요 원인이 주택가격 상승인지, 소득의 정체 또는 감소인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가. 주택가격 상승의 영향
2004년부터 2021년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PIR 상승의 주요 원인은 주택가격의 가파른 상승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016년 이후 주택가격은 연평균 5-10% 수준으로 상승한 반면, 가구 소득은 3-4% 수준으로 증가하여 그 격차가 점점 벌어졌습니다.
특히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이러한 격차가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2021년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9.9%였으나, 같은 기간 가구 소득 증가율은 4% 내외에 그쳤습니다. 이는 PIR이 급격히 상승한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지역별로는 서울, 부산, 대구, 세종 등 대도시 및 신도시를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률이 가구 소득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특히 세종시의 경우, 행정수도 이전 논의와 함께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PIR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나. 소득 정체의 영향
소득 측면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소득 증가율이 둔화되거나 일부 계층에서는 소득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PIR 상승에 일정 부분 기여했습니다.
특히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소득이 감소하면서 주택 구매력이 더욱 약화되었습니다. 이는 동일한 주택가격 상승률 하에서도 이들 계층의 PIR이 더 가파르게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2004-2021년 기간 동안 소득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PIR 상승의 주요 원인은 소득 증가율을 크게 상회하는 주택가격 상승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6. 최근 추세 (2022-2024) 및 전망
2022년 이후에는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2022년에는 전국 주택매매가격이 -4.68% 하락했으며, 수도권(-6.48%)과 5대 광역시(-5.77%)에서 높은 하락률을 보였습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3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에는 지역별로 차별화된 양상을 보였습니다. 수도권, 특히 서울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반등 조짐을 보였습니다.
2024년 현재는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으나, 완만한 하향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됩니다. 주요 영향 요인으로는 금리 정책, 주택 공급 상황, 그리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거론됩니다.
이러한 주택가격 조정으로 인해 PIR은 2022년 이후 소폭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득 증가율이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질 소득이 감소할 경우, PIR 하락 폭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7. 결론: PIR 변동의 주요 원인과 시사점
2004년부터 2021년까지의 PIR 변동을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 주택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 PIR 상승의 주요 원인은 소득 증가율을 크게 상회하는 주택가격의 가파른 상승입니다. 특히 2016년 이후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이러한 격차가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 소득 정체도 일부 기여: 경제 위기 시기(2008년, 2020년)에 소득 증가율 둔화 또는 일부 계층의 소득 감소도 PIR 상승에 일부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주택가격 상승이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 지역별 격차 심화: 서울, 부산, 대구, 세종 등 대도시 및 신도시를 중심으로 PIR이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이는 지역 간 주택 구매력 격차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주택 구매 부담 증가: 높은 PIR은 주택 구매 부담을 증가시키고, 이는 특히 저소득층과 젊은 세대의 주택 구매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자산 불평등 심화로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문제입니다.
결론적으로, PIR의 변동은 주택가격과 소득 모두에 영향을 받지만, 2004-2021년 기간 동안에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저금리 환경, 주택에 대한 투자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한 주택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PIR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향후 PIR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택 공급 확대, 부동산 투기 수요 억제, 그리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득 증가 등 다양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주택 정책이 중요할 것으로, 소득 수준, 인구 변화, 산업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접근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