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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의 존재, 그러나 우주의 꿈을 꾸는 존재 - 코스모스 1장 (4)

by 아너스88 2025. 8. 6.

코스모스를 읽으면서 끗을 알수 없는 우주 속의 창백한 푸른 점인 지구속에 나를 생각해 보면 많은 생각을 다시금 하게된다.

거대한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아주 작고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다. 은하수 은하의 변방, 평범한 노란 별 하나의 주위를 돌고 있는 작은 행성에서 살아가는 생명체. 그러나 이 보잘것없는 존재가 바로 우주의 빛나는 비밀을 품고 있다. 우리는 별의 먼지로 만들어진 존재이면서도, 그 별들을 연구하고 이해하며 우주의 근원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코스모스의 의미와 인간의 특별함

"코스모스는 우주의 질서를 뜻하는 그리스 어이며 카오스에 대응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코스모스라는 단어는 만물이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내포한다. 그리고 우주가 얼마나 미묘하고 복잡하게 만들어지고 돌아가는지에 대한 인간의 경외심이 이 단어 하나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의 첫 장에서 이렇게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이 문장에는 우주에 대한 경외심과 함께 인간 존재의 특별함이 담겨 있다. 우리는 우주에 존재하는 무수한 물질 중 하나지만, 유일하게 우주를 이해하고 그 신비를 풀어가려는 시도를 하는 존재다.

부산일보, 2020-03-26
[그림 출처 : 부산일보, 2020-03-26]

우주 속 지구의 위치

"지구는 우주에서 결코 유일무이한 장소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우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아주 전형적인 곳은 더더욱 아니다. 행성이나 별이나 은하를 전형적인 곳이라 할 수 없는 까닭은 코스모스의 대부분이 텅 빈 공간이기 때문이다. 코스모스에서 일반적인 곳이라 할 만한 곳은 저 광대하고 냉랭하고 어디로 가나 텅 비어 있으며 끝없는 밤으로 채워진 은하 사이의 공간이다. 그 공간은 참으로 괴이하고 외로운 곳이라서 그곳에 있는 행성과 별과 은하 들이 가슴 시리도록 귀하고 아름다워 보인다.지구는 우주에서 결코 유일무이한 장소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우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아주 전형적인 곳은 더더욱 아니다. 행성이나 별이나 은하를 전형적인 곳이라 할 수 없는 까닭은 코스모스의 대부분이 텅 빈 공간이기 때문이다. 코스모스에서 일반적인 곳이라 할 만한 곳은 저 광대하고 냉랭하고 어디로 가나 텅 비어 있으며 끝없는 밤으로 채워진 은하 사이의 공간이다. 그 공간은 참으로 괴이하고 외로운 곳이라서 그곳에 있는 행성과 별과 은하 들이 가슴 시리도록 귀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지구는 우주에서 결코 특별한 위치에 있지 않다. 빅뱅 이론에 따르면 지금도 우주는 팽창하고 있으므로, 그 끝은 무한에 이른다. 이 넓은 우주에서 지구라는 행성은 너무나 작고 작은 먼지 중 하나다. 우리에겐 그 무엇보다 특별한 세계이자 세상이지만, 우주적 관점에서 지구는 창백한 푸른 점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은 행성에서 의식을 지닌 생명체가 탄생하여 우주의 거대한 신비를 탐구하는 여정을 시작했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우주의 후손인 인간

인류는 대폭발의 아득히 먼 후손이다. 우리는 코스모스에서 나왔다. 그리고 코스모스를 알고자, 더불어 코스모스를 변화시키고자 태어난 존재이다. 이 구절은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경이로운지를, 또한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우주의 물질로 이루어진 존재이면서, 동시에 그 우주를 이해하고 탐구하는 의식을 갖고 있다. 물질에서 출현한 생물이 의식을 지니게 되면서 자신의 기원을 대폭발의 순간까지 거슬러 올라가 인식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작지만 호기심 가득한 존재의 용기

인간의 과학적 탐구 역시 단순한 호기심 충족을 넘어선 숭고한 여정이다. 우리는 서서히 자연의 책을 읽는 법을, 자연의 법칙을 배우는 법을, 나무를 보살피는 법을 익혔다. 우리가 코스모스라는 망망대해에서 언제,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는 법을 익혔다. 그리고 코스모스가 스스로를 이해하는 수단이, 별로 돌아가는 길이 되었다.

우리는 누구나 우리 존재가 미래에 미칠 영향을 오싹하게 느낀다. 누구든 마음 한구석에서는 우리가 당장 깨어나서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이 우리 스스로는 감당할 필요가 없었던 위험과 고난을 맞이하게 된다는 사실을 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깨어날 수 있을까? 기후 변화와 핵 재앙이 인류 문명과 수많은 다른 종들을 돌이킬 수 없게끔 파괴하는 미래로 몽유병자처럼 걸어 들어가는 일을 어떻게 하면 그만둘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을 — 공기, 물, 지구의 생명을 떠받치는 구조, 미래를 — 돈과 단기적 편리보다 귀하게 여기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지구의 모든 사람이 각성하는 것만이 우리가 마땅히 되어야 할 존재로 탈바꿈할 유일한 방법이다. [앤 드루얀,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

 

앤 드루얀의 이 표현은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닌, 우주가 스스로를 이해하는 과정임을 시적으로 보여준다.

인류는 영원 무한의 시공간에 파묻힌 하나의 점, 지구를 보금자리 삼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주제에 코스모스의 크기와 나이를 헤아리고자 한다는 것은 인류의 이해 수준을 훌쩍 뛰어 넘는 무모한 도전일지도 모른다. 모든 인간사는, 우주적 입장과 관점에서 바라볼 때 중요하기는 커녕 지극히 하찮고 자질구레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인류는 아직 젊고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으로 충만하며 용기 또한 대단해서 '될 성싶은 떡잎'임에 틀림이 없는 특별한 생물 종이다. 여기서 칼 세이건은 우주에 비하면 작은 존재인 인간이지만, 그 호기심과 용기로 인해 특별한 존재임을 강조한다.

우주를 꿈꾸는 존재의 아름다움

우리는 끝없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수많은 별들 사이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고, 코스모스의 거대한 신비를 하나씩 풀어가는 중이다. 물리적으로는 한 줌의 우주 먼지에 불과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전 우주를 품을 수 있는 존재. 이것이 바로 인간이다. 우리는 우주의 먼지에서 태어나 별을 향해 꿈을 꾸는 존재이며, 그 자체로 경이로움의 대상이다.

이 우주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과학은 단순한 지식 탐구가 아니라, 우주가 스스로를 이해하려는 시도이며 시적이고 숭고한 여정이다. 우리가 코스모스를 이해하려 노력할 때마다, 우주는 우리를 통해 스스로를 바라보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가장 경이로운 측면이 아닐까? 한 줌의 우주 먼지가 별을 연구하고, 은하를 분석하며, 우주의 기원을 탐구하는 모순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이 여정. 우리는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발을 담그고 서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이미 저 멀리 우주의 심연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우주를 향해 -나로호 3차 도전
우주를 향해 -나로호 3차 도전 [사진 출처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참고 문헌

  1. 칼세이건, 『코스모스』(홍승수 번역, 사이언스북스, 2006)
  2. 앤 드루얀,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김명남 번역, 사이언스북스,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