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작은 성과의 반복이 큰 차이를 만든다
- 조급함은 복리를 끊는다
- 일상 루틴이 최고의 자산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위대한 성취 뒤에는 ‘지루함’이 자리한다. 왜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때로 이렇게 따분한 걸까?
작은 성과의 반복이 큰 차이를 만든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65세 이후에 현재 재산의 99%를 벌어들였다. 사실 버핏이 남들보다 특별히 높은 수익률을 낸 것도 아니었다. 그는 그저 어릴 때부터 투자해서 오랜 시간 복리의 힘을 누렸을 뿐이다. 모건 하우절은 “우리는 변화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반복을 너무 과소평가한다”고 말한다. 커다란 변화나 한 방의 성공을 쫓는 사이에, 정작 매일 반복되는 작은 성과의 누적을 놓치기 쉽다는 뜻이다.
복리(複利)의 마법은 이렇게 작은 차이의 반복에서 탄생한다. 고대 인도의 전설적인 퍼즐 이야기에는 이런 예가 나온다. 어느 왕이 발명가에게 상을 내리겠다고 하자, 그는 체스판 첫 칸에 쌀 한 톨을 올리고 매일 두 배씩 곡식을 늘려달라고 청한다. 하루 한 톨이던 쌀은 이튿날 두 톨, 그 다음 날엔 네 톨이 된다. 이렇게 30일을 채우자 쌀알이 53억 톨이 넘게 쌓였다. 불과 한 달 만에 눈덩이처럼 늘어난 것이다. 처음 열흘 동안은 변化가 미미해 보여도, 후반부에는 감당 못 할 정도로 불어난다. 이처럼 작은 증가폭이라도 시간이 충분히 쌓이면 거대한 결과를 만든다.
일상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하루 1%씩 성장하면 1년 뒤엔 무려 37배의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오늘 1.01배가 된 것이 내일 또 1.01배가 되는 식으로 꾸준히 이어지면, 365일 후에는 약 37.8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마술 같지만 단순한 수학 법칙이며, 결국 꾸준함이 만들어내는 기적이다. 모건 하우절 역시 역사적으로 모든 중요한 성취는 복리에서 온 것임을 강조한다. 반면 사람들은 큰 성공을 즉각 이뤄내는 방법만 찾느라 이러한 평범한 진리를 놓치곤 한다.
“만일 내가 ‘50년 후에 평균적인 미국인들이 지금보다 두 배 부유해질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라고 묻는다면 대단히 낮아 보이는 야심 찬 목표처럼 들린다. 하지만 ‘앞으로 50년 동안 평균 연간 성장률 1.4%를 달성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비관론자 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러나 위 둘은 똑같은 얘기다. 우리는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늘 그럴 것이다.”
위의 인용처럼, 사람들은 작은 성장의 꾸준한 반복이 결국 거대한 변화를 이룬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1년에 1.4% 성장하면 50년 뒤 부가 두 배가 되지만, 대부분 이런 계산을 떠올리지 못한다. 이렇듯 복리의 힘은 느리고 지루하게 보이지만, 한 번 효과가 폭발하기 시작하면 우리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변화를 향한 작은 걸음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조급함은 복리를 끊는다
복리의 혜택을 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우리의 조급함이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복리 효과를 끊어버린다는 점이다. 현대인은 당장의 결과에 집착하고,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려 한다. 눈앞에 변화가 더딘 듯 보이면 쉽게 흥미를 잃고 방향을 바꿔버리기 일쑤다. 하우절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사람들은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인내심이 부족하며...” 복잡한 정보도 이야기로 쉽게 이해되길 바란다고 지적한다. 모두들 기다리기 싫어하고, 지루한 과정을 건너뛰고 싶어 한다. 하지만 조급함은 복리의 가장 큰 적이다. 중간에 방향을 바꾸거나 포기해버리면, 그동안 쌓아온 작은 이익들이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한 투자자의 사례를 떠올려 보자. A씨와 B씨가 각각 연 8% 수익률로 투자한다고 가정하자. A씨는 긴 안목을 가지고 30년간 묵묵히 투자했고, B씨는 몇 년 만에 큰돈을 벌 욕심에 중간에 투자금을 빼서 여기저기 옮겨 다녔다. 30년 후 A씨의 자산은 시간이 불려준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엄청난 규모가 되었지만, B씨는 복리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지 못해 A씨와 큰 격차를 보인다. 실제로 S&P500 같은 지수에 장기 투자한 사람들이 단타 매매를 일삼은 사람들보다 훨씬 높은 자산을 모으는 경우가 많다. 투자는 시간의 힘을味 보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하우절의 통찰대로, 좋은 일은 오랜 시간 꾸준한 변화로 일어나지만 나쁜 일은 한순간에 찾아온다. 우리는 특히 나쁜 소식에 민감하다. 몇 년간 공들여 쌓은 신뢰도 한 번의 배신으로 무너지고, 수십 년 쌓은 부도 한두 번의 실수로 잃을 수 있다. 그렇기에 조급한 행동이나 무리한 욕심은 복리 효과를 단절시키고, 오히려 큰 실패를 불러올 위험을 높인다. 앞서 언급한 스타벅스 사례도 이를 잘 보여준다. 스타벅스는 한때 매장 수를 너무 빠르게 늘리다가 브랜드 가치와 매출 성장률 모두 오히려 떨어지는 일을 겪었다. 빠르고 많은 성과만 좇다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관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처럼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의 계획을 지켜나가는 일은 쉽지 않다. 불확실한 미래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불안과 의심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복리의 기적은 끝까지 기다리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고 방향을 바꾸거나 노력을 멈춘다면, 복리는 막 피어나려던 싹을 잘라버리는 것과 같다. 반대로 말하면, 버티는 사람이 결국 승자가 된다. 워런 버핏이 그토록 오랜 기간 살아남았기에 부의 정점을 찍을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일상 루틴이 최고의 자산이다
결국 복리의 위력을 얻기 위한 비결은 거창하지 않다. 평범한 일상의 루틴을 지키는 것, 어찌 보면 지루하고 단순한 그 행동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하루하루 작은 습관을 쌓는 일이야말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다. 독서든 운동이든 투자든, 작은 습관을 고정하고 이어나가 보자. 처음에는 변화가 미미해 보여도, 일정 시간이 지나 임계점을 넘어서면 그 루틴은 무적의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하루에 단 10분씩 글쓰기를 습관들이면 당장은 큰 발전이 없지만 1년 후엔 분명 글쓰기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매일 운동 20분을 지키면 몇 달 후 몸이 건강해지고 탄탄해지는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루틴들은 시작할 땐 지루하고 사소하게 느껴지지만, 시간이라는 효모를 만나면 인생을 변화시키는 복리 효과를 낳는다.
물론 그 과정을 견디는 마음이 필요하다. 때때로 성과가 안 보이고 지쳐갈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땐 모건 하우절이 소개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일화를 떠올려 볼 만하다. 하반신 마비를 겪었던 루스벨트는 어느 날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다리를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오렌지주스를 먹고 싶더라도 누군가 우유를 가져다줄 때 ‘괜찮다’고 말하며 우유를 마실 줄 알아야 한다.” 그는 불편함과 비효율을 견디는 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조건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지속하는 힘, 그것이야말로 긴 여정의 승패를 가르는 열쇠다. 우리 삶에서도 크고 작은 성가신 문제를 받아들이고 계속 나아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행동 체크리스트
- 매일 기록하기: 하루를 마무리하며 투자 일지나 업무일지 등을 쓰며 작은 성과를 기록한다. 꾸준한 기록은 자신의 발전을 눈으로 확인시켜 주는 증거가 된다.
- 불필요한 매매 줄이기: 투자에서는 불필요한 매매나 잦은 포트폴리오 수정 욕구를 자제한다.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연습을 한다.
- 작은 습관 고정하기: 거창한 계획보다 사소해도 좋은 습관 하나를 정해 매일 반복한다. 예를 들어 하루 10분 독서, 1km 걷기 등 작고 실천 가능한 일로 시작해 본다.
지루함을 친구 삼아 꾸준함의 힘을 믿고 나아갈 때, 복리는 어느새 우리의 가장 든든한 우군이 되어 있다. 시간과 반복이 만들어내는 이 무적의 힘 앞에서, 결국 급한 마음으로 달려가던 이들은 뒤처지고 만다. 오늘도 평범한 하루의 루틴을 충실히 이어가보자.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에 우리의 시간 자산은 차곡차곡 불어나고 있고, 마침내 커다란 성공으로 우리를 이끌 날이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