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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보다 비싼 서울, 싱가포르보다 비싼 부산... 전국 및 지역별 PIR 변화 추이 분석

by 아너스88 2025. 5. 26.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PIR) 추이 [국토교통부 제공]
2023-12-21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PIR) 추이 [국토교통부 제공]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PIR(Price to Income Ratio,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PIR은 주택 구매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주택 가격을 연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값입니다. 쉽게 말해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몇 년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이 지표는 주택 구매의 부담 정도를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과열 정도나 주거 안정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PIR이 높을수록 주택 구매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며, 국제적으로는 PIR이 5 이상이면 주택 구매가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평가합니다.

오늘은 2004년부터 2021년까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전국 및 주요 지역별 PIR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고, 그 의미를 분석해보겠습니다. 필요한 경우 2022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의 최신 동향도 함께 살펴볼 예정입니다.

전국 PIR 변화 추이

먼저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 PIR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겠습니다.

2004년 초 전국 PIR은 4.21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하여 2007년에는 5.0을 넘어섰고, 2008년에 5.91까지 상승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2009년에 소폭 하락했으나,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2011년에는 6.0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는 5.0 수준으로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15년 이후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여 2021년 하반기에는 7.0을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이는 전국적으로 주택 구입 부담이 꾸준히 증가해왔음을 의미합니다. 특히 2020년 이후 주택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소득 증가 속도를 크게 앞지르면서 주택 구매 부담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서울 및 수도권 PIR 변화 추이

서울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PIR을 보이는 지역입니다. 2004년 초 서울의 PIR은 4.89였으나, 빠르게 상승하여 2007년에는 6.78, 2008년에는 7.64까지 치솟았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폭 하락했으나, 2010년 이후 다시 상승하여 2011년에는 8.0을 넘어섰습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7.0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되었으나, 2017년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21년에는 9.0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평균적인 서울 가구가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9년 이상의 소득을 모두 저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기도 역시 서울과 비슷한 패턴을 보이며, 2021년에는 PIR이 8.0을 상회했습니다. 인천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2021년에는 7.0을 넘어섰습니다.

수도권의 높은 PIR은 주택 가격 상승이 소득 증가를 크게 앞지르고 있음을 보여주며,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내 집 마련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아래 그래프는 최근 5년간 서울 및 전국 PIR의 변화 추이를 월별로 보여줍니다. 특히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PIR이 급격히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방 광역시 PIR 변화 추이

지방 광역시의 경우, 수도권보다는 낮은 PIR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상승세가 두드러집니다.

부산은 2004년 3.95에서 시작하여 변동을 거듭하다 2021년에는 7.0을 넘어서며 서울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대구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며 2021년에는 6.5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광주, 대전, 울산은 상대적으로 낮은 PIR을 유지해오다가 2017년 이후 빠르게 상승하여 2021년에는 모두 6.0을 상회했습니다. 특히 세종시는 출범 이후 꾸준히 높은 PIR을 보이다가 2021년에는 10.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수도권 집중 현상과 부동산 투자 수요가 지방 광역시로 확대되면서 주택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음 그래프는 주요 도시별 PIR 변화 추이를 보여줍니다. 특히 2021년 들어 부산과 대구의 PIR이 급격히 상승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집 마련 예상 소요 기간 및 현황 (서울=연합뉴스)

 

최근 추세 (2022-2024)

2022년 이후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조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2022년에는 전반적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였으며, 이로 인해 PIR도 소폭 하락했습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3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에는 지역별로 차별화된 양상을 보였습니다. 수도권, 특히 서울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반등 조짐을 보였습니다. 2022년 주택가격은 수도권에서 22.6%, 비수도권에서 10.7% 하락했으나, 2023년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 반등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4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현재는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으나, 완만한 하향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됩니다. 주요 영향 요인으로는 다음 세 가지가 거론됩니다:

  1. 금리 요인: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폭에 따라 주택 수요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 공급 요인: 주택 공급 감소로 인한 공급 부족 가능성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3. 정책 요인: 실수요자 금융 지원, 관련 규제 완화 등 수요 회복을 위한 정부 정책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현재 주택 거래량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지만, 강남권 등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상대적 강세를 보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회복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제 비교

우리나라의 PIR 수준을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특히 서울의 경우 매우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의 PIR은 런던(8.5)과 비슷한 수준이며, 뉴욕(6.1), 싱가포르(5.0), 도쿄(4.9)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는 서울의 주택 구매 부담이 세계 주요 도시들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임을 보여주며, 주택 시장의 불균형이 심각함을 시사합니다. 위의 "최근 PIR 변화 추이" 차트 하단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서울의 주택 구매 부담은 글로벌 주요 도시들 중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에 속합니다.

 

결론: PIR 변화의 의미와 시사점

2004년부터 2021년까지의 PIR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주택 구매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 일부 지방 광역시의 PIR이 급격히 상승한 것은 주택 시장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높은 PIR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야기합니다:

  1. 내 집 마련의 어려움: 젊은 세대와 저소득층의 주택 구매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2. 가계 부채 증가: 높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대출 의존도가 높아지고, 이는 가계 부채 증가로 이어집니다.
  3. 자산 불평등 심화: 주택 소유 여부에 따른 자산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4. 인구 이동: 높은 PIR로 인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의 인구 이동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2년 이후 부동산 시장의 조정기에 접어들면서 PIR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향후 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주택 공급 확대, 금융 지원, 세제 개편 등 다양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택이 단순한 투자 수단이 아닌 거주 공간으로서의 본질적 가치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적정한 PIR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제력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건강한 주택 시장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