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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다 체크리스트, 전망보다 안전마진 -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

by 아너스88 2025. 9. 26.

목차

  1. 한 문장 훅
  2. 왜 ‘예측’이 아니라 ‘원칙’인가
  3. 거시 변수의 세 가지 착시: 정책·금리·인플레이션
  4. 데이터·사례·비유로 푸는 핵심 논리
    • 4-1. 데이터: 변동성의 얼굴과 ‘긴 꼬리’의 습격
    • 4-2. 사례: 정책-금리-인플레의 도미노
    • 4-3. 비유: 바다와 선박, 그리고 안전마진
  5. ‘예측 중독’을 끊는 3가지 원칙
    • 원칙① 안전마진: 항상 한 칸 비워 두는 설계
    • 원칙② 분산: 단일 해답을 신뢰하지 않는다
    • 원칙③ 절차: 뉴스가 아니라 행동 체크리스트
  6. 실무 적용 가이드: 개인·가계·사업에서의 체크리스트
  7. FAQ
  8. 추가 사례로 보는 교훈
  9. 결론

1. 한 문장 훅

  • 변하는 세상에선 ‘정확한 예측’이 아니라 ‘망가지지 않는 설계’가 생존을 보장한다.
  • 금리·인플레이션·정책은 그 누구도 맞히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원칙’을 고정한다.

2. 왜 ‘예측’이 아니라 ‘원칙’인가

정책과 금리, 인플레이션은 경제의 기압과도 같다. 날씨 예보처럼 매일 쏟아지는 전망이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지만, 한 치만 빗나가도 실전 의사결정은 크게 흔들린다. 투자든 사업이든 가계든 마찬가지다. 미래는 ‘정확한 숫자’가 아니라 ‘변수들의 상호작용’으로 펼쳐진다. 그러니 예측의 집착을 줄이고,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버틸 수 있게 만드는 ‘원칙’과 ‘구조’로 대응해야 한다.

모건 하우절은 이를 이렇게 요약한다.

“당신이 모든 시나리오를 남김없이 고려했다고 생각한 후에 남는 것이 리스크다.”  

예측이 아니라 준비가 답이 된다. 리스크의 본질이 ‘예상 밖’에 있기 때문이다.

“예측할 수 없다는 속성이 리스크를 위험한 것으로 만든다.”  

이 문장은 정책, 금리, 인플레이션을 바라보는 태도의 기준선이 된다.

뉴스보다 원칙이 더 중요한 선택


3. 거시 변수의 세 가지 착시 : 정책·금리·인플레이션

  • 정책 착시: 정부·중앙은행의 결정은 독립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정치·심리·국제정치·기술·공급망이 얽힌 연쇄 반응 속에서 결과가 바뀐다.
  • 금리 착시: 기준금리 신호만 보면 시장금리·신용스프레드·대출 가이드라인의 변화가 놓친다. ‘금리=한 개 숫자’가 아니라 ‘금융 조건의 묶음’으로 이해해야 한다.
  • 인플레이션 착시: 물가상승률은 숫자 이상이다. 기대인플레·임금협상·환율·규제·기후충격·기술변화가 맞물리며 파동을 만든다. 특정 달 수치에 매몰될수록 장기 의사결정이 왜곡된다.

하우절은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게 ‘정확한 관점’이 아니라 ‘안심’임을 짚는다.

“사실 그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확실성이다.”  

확실성은 없다. 그러니 우리는 불확실성에 견디는 원칙을 갖춰야 한다.


4. 데이터·사례·비유로 푸는 핵심 논리

4-1. 데이터: 변동성의 얼굴과 ‘긴 꼬리’의 습격

장기 데이터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이 있다. 큰 충격은 평온한 구간에서도 ‘갑자기’ 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100년 만의 사건’이라는 말을 남발한다. 그러나 그 말은 오해를 부른다. 하우절은 분명히 말한다.

“‘100년 만의 사건’이란 100년에 한 번씩 일어난다는 뜻이 아니다.” 

의미는 이렇다. 개별 사건의 확률이 낮아 보여도, 세상에는 수백 개의 ‘낮은 확률 사건’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러니 어떤 연도든 그중 하나가 현실이 될 확률은 꽤 높다. 인플레이션 급등, 정책 급회전, 금리 쇼크 같은 거시 변수의 급반전은 이 ‘긴 꼬리’가 현실로 튀어나오는 장면이다.

4-2. 사례: 정책-금리-인플레의 도미노

하우절이 제시하는 역사적 관찰을 빌리면, 한 사건을 이해하려면 그 ‘전 단계’와 ‘후속 단계’를 함께 본다. 예컨대 인플레가 오르면 금리를 올린다. 그런데 그 다음에 무엇이 일어나는가? 기업은 투자 계획을 재조정하고, 가계는 대출 리파이낸싱을 멈춘다. 정치권은 보조금·세제·규제를 꺼내고, 글로벌 자본은 외환·채권·주식으로 경로를 바꾼다. 결과는 ‘금리=인상’이라는 한 줄 요약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작은 파문이 여러 번 증폭되며 도미노 효과를 낳는다.

정책 판단이 합리적이더라도, 외생 변수(전쟁, 팬데믹, 기술충격)가 추가되면 ‘합리적 세계’의 가정은 무너진다. 하우절은 전쟁사·금융사에서 반복된 이 장면을 이렇게 정리한다. 합리적인 상대를 가정하면 전략이 무너진다. 측정 불가능한 심리가 결과를 바꾸기 때문이다.

4-3. 비유: 바다와 선박, 그리고 안전마진

경제는 바다와 같다. 바다는 늘 출렁이지만, 언제 태풍이 올지는 모른다. 항해사는 파도를 멈추지 못한다. 대신 배를 설계할 때 흘수선 위 여유, 즉 안전마진을 남긴다. 선체를 이중으로 만들고, 비상 펌프와 구명정을 싣는다. 이는 속도를 조금 잃더라도 침몰 확률을 낮춘다. 투자·경영·가계 설계도 같다. 예상 수익률을 1~2% 더 맞히는 것보다, 한 번의 좌초를 피하는 편이 훨씬 중요하다.


5. ‘예측 중독’을 끊는 3가지 원칙

원칙① 안전마진: 항상 한 칸 비워 두는 설계

  • 현금 완충: 현금성 자산으로 버퍼를 만든다.
  • 레버리지 절제: 변동금리·단기차입 비중을 제한한다. 만기 미스매치를 줄여 금리 급변 시 현금흐름 압박을 낮춘다.
  • 계약과 조달의 백업: 핵심 공급·고객·금융기관에 ‘플랜 B’를 둔다. 한 축이 막혀도 의사결정이 멈추지 않게 한다.
  • 의사결정의 ‘정지선’: 목표수익 달성보다 최대손실 제한이 먼저 온다. ‘수익 상한’이 아니라 ‘손실 하한’을 글로 적어 둔다.

원칙② 분산: 단일 해답을 신뢰하지 않는다

  • 자산 분산: 주식·채권·현금·대체(리츠·원자재 등)로 성격을 나눈다. 한 변수의 충격이 포트폴리오 전체를 흔들지 않게 한다.
  • 소득 분산: 본업+부업, 고객 다변화, 지역 분산으로 ‘정책·금리 충격의 집중’을 낮춘다.
  • 의견 분산: ‘나와 다른 가정’을 갖는 지표·리포트를 일부러 챙긴다. 동일한 서사를 반복 소비하면 위험 신호를 못 본다.

원칙③ 절차: 뉴스가 아니라 행동 체크리스트

뉴스 흐름은 빠르고 자극적이라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한다. 하우절은 ‘확실성’을 찾으려는 본능이 우리를 예측 중독으로 끌고 간다고 경고한다. 그러니 뉴스 소비 시간을 정량화하고, 나만의 의사결정 절차를 고정한다.

  • 월간 리밸런싱 캘린더: 월 1회, 동일한 요일·시간에만 포트폴리오를 손본다.
  • IF–THEN 룰: “기준금리 인상/동결/인하 3가지 시나리오에서, 현금비중·듀레이션·헤지 비중을 어떻게 조정한다”를 사전에 서면화한다.
  • 체크리스트: ‘예측 뉴스 과몰입 X / 원칙 3가지 고정 / 분산 투자 강화’를 화면에 붙여둔다.

6. 실무 적용 가이드 : 개인·가계·사업에서의 체크리스트

1) 개인 투자자

  • 듀레이션 관리: 금리 방향을 맞추려 하지 않는다. 필요한 현금흐름의 시점에 맞춰 듀레이션을 자연스럽게 분산한다.
  • 물가 헤지의 층위: 명목·실질의 두 층을 만든다. 임금 상승이 늦을 수 있음을 전제로, 필수 지출을 줄일 수단(보험 갱신, 요금제 다운, 구독 정리)을 미리 적어 둔다.
  • 리밸런싱 규율: 목표 비중±5% 이탈 시에만 자동 조정한다. 감정 개입을 막는다.

2) 가계 재무

  • 변동금리 노출 점검: 주담대·신용대출의 변동 비중이 과한지 점검한다. 고정/혼합형 전환의 임계선을 숫자로 정한다.
  • 비상자금의 목적 분리: 실직·질병·주거 같은 ‘정책·금리와 무관한 리스크’도 함께 상정한다.
  • 장기 인플레이션 방어: 교육·의료·주거처럼 물가 민감도가 높은 항목에 대해 가격 탄력적 대안(지역·시기·형태)을 시나리오별로 목록화한다.

3) 사업·조직 운영

  • 운전자본 안전마진: 매출채권 회수 기간이 늘어도 버티게 유동성을 보수적으로 잡는다.
  • 금리 민감도 매트릭스: 금리 50bp 상승·하락 시 이익·현금흐름·CAPEX의 변화표를 분기별로 업데이트한다.
  • 정책 변화 대응 SOP: 보조금·규제·세제 변경이 발표되면 24시간 내 ‘영향–대응–커뮤니케이션’ 1페이지 요약이 나오게 한다.

7. FAQ

Q1. 금리 방향을 맞힐 수만 있다면 최고의 전략 아닌가?
A. 맞힐 수 있다는 가정을 버린다. 금리는 정책·심리·유동성·국제 변수의 합이다. 정확한 예측보다, 틀려도 망가지지 않는 구조가 장기 성과를 만든다.

Q2.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을까 두렵다. 무엇을 준비하나?
A. 물가의 ‘수치’가 아니라 지속성 전이를 본다. 필수 지출을 줄이는 대체안, 가격 전가가 가능한 소득원, 장기 고정비 절감 설비(에너지 효율 등)를 병행한다.

Q3. 정책이 바뀌면 모든 가정이 무력화되지 않나?
A. 그래서 ‘단일 가정’이 위험하다. 정책 변화는 불가피하다. 다중 시나리오 플랜 B가 원칙이다.

Q4. 뉴스는 계속 봐야 하지 않나?
A. 본다. 다만 주기·양·행동 연결을 고정한다. ‘월 1회 포트폴리오 조정’ 같은 절차가 없으면 뉴스는 예측 중독을 부른다.

Q5. 안전마진을 얼마나 두어야 하나?
A. 정답은 없다. 핵심은 불편할 만큼의 여유다. 당장의 효율을 조금 포기해도 한번의 파산·청산·해고를 피하는 것이 총합 리턴을 지킨다.

Q6. 분산하면 수익이 희석되지 않나?
A. 분산은 상승 폭을 제한하지만, 더 중요한 하방 리스크를 절단한다. 복리가 작동하려면 ‘생존’이 선행된다.

Q7. 언제 공격적으로 움직이나?
A. 원칙·버퍼·절차가 준비되어 있고, 가격·심리·유동성이 동시에 유리할 때다. 공격은 구조가 지켜 줄 때만 의미가 있다.


8. 추가 사례로 보는 교훈

1) 1970년대 인플레이션 충격

1970년대 미국은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낯선 괴물과 맞닥뜨렸다. 오일쇼크가 촉발한 물가 급등은 기존의 거시경제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다. 금리를 올리면 경기 침체를 더 악화시키고, 금리를 내리면 물가를 자극했다. 사람들은 매달 발표되는 물가 수치에 매달렸지만, 결국 예측이 아니라 구조적 버팀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시기에 기업과 가계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방법은 단순했다. 부채를 절제하고, 현금흐름을 보수적으로 관리한 이들이 살아남았다.

하우절이 말한 “예측 불가능성”의 본질이 바로 여기서 드러난다. 누구도 1973년, 1979년의 석유 파동을 맞히지 못했다. 그러나 안전마진을 둔 자들은 ‘태풍’을 지나왔다.

1970년대 인플레이션의 긴장과 혼란

2) 2008 글로벌 금융위기

2008년 위기는 ‘예측의 실패’ 그 자체였다. 신용등급 기관, 은행, 투자자 모두가 위험을 과소평가했고, ‘위험 분산’이라 불린 파생상품이 실제로는 위험 집중을 낳았다. 예측 불가의 충격이 닥쳤을 때, 중요한 것은 시장 전망 리포트가 아니라 레버리지를 얼마나 줄여두었는가였다.

당시 살아남은 기관은 금리 방향을 맞힌 곳이 아니라, 단기 유동성 위기에도 버틸 수 있게 현금 버퍼를 둔 곳이었다. 하우절의 문장이 이 맥락에서 울린다.

“예측할 수 없다는 속성이 리스크를 위험한 것으로 만든다.”  

금리·정책의 변화는 트리거에 불과했다. 진짜 문제는 ‘예측 중독’이었다.

금융위기의 붕괴와 안전마진

3) 최근의 금리 사이클

2020년대 초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례 없는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가 이어졌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과 함께 연준은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금리 인상 사이클에 들어갔다. 불과 1년 만에 기준금리가 4~5%포인트 오르면서, 주식·채권·부동산 모두 충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계속 뒤집혔다. 어떤 이는 ‘인플레는 일시적’이라 했고, 어떤 이는 ‘영구적 고물가 시대’를 경고했다. 하지만 어느 쪽도 정확히 맞히지 못했다.

이 시기에 살아남은 투자자·기업·가계는 공통된 특징을 보였다. 예측을 줄이고 원칙을 지킨 자였다. 현금흐름을 여유 있게 설계하고, 금리 상승에도 버틸 수 있게 분산 구조를 갖춘 곳은 회복했다. 반대로 예측에 베팅한 이들은 큰 손실을 떠안았다.


9. 결론

정책, 금리, 인플레이션은 결코 맞힐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그러나 ‘예측의 실패’를 반복적으로 경험한 역사는 분명한 메시지를 남긴다. 이는 단순히 경제학적 통찰이 아니라 생존의 지혜이기도 하다. 투자자나 기업, 가계 모두에게 공통된 교훈은 ‘정확한 예측’보다 ‘무너지지 않는 설계’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누구도 미래의 금리와 인플레이션, 정책의 방향을 확정적으로 맞힐 수 없지만, 위험에 대비한 구조를 세운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살아남는다. 실제로 1970년대 인플레 시기에도 부채를 보수적으로 관리한 기업이 오래 갔고,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레버리지를 최소화한 기관이 회복했다. 최근의 급격한 금리 사이클 속에서도 마찬가지로 안전마진과 분산 원칙을 지킨 개인과 조직이 비교적 빠르게 회복했다. 역사는 반복해서 말한다. 예측은 쉽게 무너지지만 원칙은 버팀목이 된다. 원칙을 가진 자만이 끝까지 살아남는다.